나의 이야기

뇌를 청소하고 하루를 리셋하는 숙면의 과학

건강한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 식사, 운동이다. 아플 때 약을 먹고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은 병이 생기기 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지, 사람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이 세 가지에 달려 있다. 물론 건강도 타고나는 면이 있고 체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어릴 때부터 습관만 잘 들여놓으면 웬만한 질병은 이겨낼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정 수면은 청소년기 8~10시간, 성인은 7~9시간이라고 한다. 충분한 수면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학창 시절에는 공부한다는 이유로, 성인이 되면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잠을 줄여가며 뭔가를 더 하려는 욕심이 커지기 쉽다.

하지만 잠을 줄이는 건 시간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낭비하는 것이다. 잠은 버리는 시간이 아니다. 그날 있었던 기억을 정리하고 통합해 장기 기억장치로 옮기는 시간이다. 뇌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재정비하는 시간이다. 한마디로 리셋 타임이다. 잠을 푹 자야 리셋할 수 있다. 맑은 정신으로 다음 날을 시작할 수 있다. 그것이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비결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성장과 행복에 필요한 호르몬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지고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쉽다. 감정 기복도 심해지고 우울증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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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은 일관된 시간이 중요하다. 언제 자고 일어나는지가 중요한 건 아니다. 한때 아침형 인간이 건강과 성공에 유리하다는 담론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전직 대통령 스스로도 하루에 4시간 자는 것을 자랑처럼 이야기하던 시절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저녁형 인간이 더 낫다는 반론도 나왔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논쟁이 사그라들었다. 아침형이든 저녁형이든 각자 체질에 맞게 하면 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일관된 패턴과 충분한 시간이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밤에 쉽게 잠들지 못했더라도 아침에는 항상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아침에 늦게까지 자거나 낮잠을 많이 잤더라도 밤에는 항상 같은 시간에 잠드는 것이 좋다. 수면 시간이 중요하다고 해서 하루 이틀은 부족한 잠을 채우기 위해 루틴을 깨는 것보다,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더 좋다고 알려져 있다.

낮잠은 사람마다 다르다. 꼭 필요한 사람도 있고, 쉽게 못 자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공부든 일이든 오후에 잠이 쏟아지고 집중이 안 될 때는 잘 수 있으면 낮잠도 자는 것이 좋다. 30분 이상 자면 오히려 더 피곤하다. 10~20분 정도 눈을 감고 피로를 푸는 것이 가장 좋다. 잠이 안 들더라도 눈만 감고 있거나 수면 안대만 착용해도 피로가 풀린다. 시각 정보가 차단되면 뇌는 잠으로 인식하여 멜라토닌 호르몬을 내보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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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은 양도 중요하지만 질도 매우 중요하다. 같은 시간을 자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면 다음 날 아침부터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을 느껴봤을 것이다. 멜라토닌이나 약물에 의존하기보다 습관으로 해결해야 한다.

질 높은 수면을 위해서는 가급적 잠들기 세 시간 전에는 물을 제외하고 식사를 마치고, 한 시간 전부터는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멀리해야 한다. 밝은 형광등 아래 오래 있는 것도 피하는 게 좋다. 약간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가벼운 책을 읽거나 일기를 쓰는 것은 괜찮다. 나도 오랜 기간 잠들기 전에 글을 쓰는 습관을 들였다. 하루를 정리한다는 느낌이 좋아서였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인생을 바꾸는 뇌과학 시간표>에 따르면, 잠들기 직전에는 시각보다 다른 감각을 쓰는 것이 좋다고 한다. 편안한 음악이나 라디오를 듣는 것처럼 시각 정보를 차단하면 하루 종일 썼던 눈을 쉬게 해 잠들기 모드로 전환하기 좋다고 한다. 그 후로는 나도 밤에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대신 음악을 듣거나 가볍게 아르페지오 기타를 연주하고 잔다. 무엇보다 잠들기 전 게임을 하거나 휴대폰으로 쇼츠를 보는 것처럼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영상으로 눈을 자극하는 것은 최악의 습관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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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도 한때는 잠을 줄여서 뭔가를 더 해보려는 욕심이 앞섰던 적이 많았다. 학창 시절에는 시험 기간이라는 이유로 밤을 새우기도 했다. 할 일이 없어도 일찍 잠드는 것이 어딘가 손해를 보는 것 같아 깨어 있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수면의 중요성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지금처럼 밤 12시쯤 잠들고, 아침 7~8시쯤 일어나는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시험이 많았던 대학원 시절에도 절대로 밤을 새거나 늦게 잠들지는 않았다. 사회에 나와서는 조직 생활을 하지 않는 까닭에 수면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었다. 의미 없이 의무감으로 새벽까지 술자리에 남아 있거나, 게임을 하며 밤을 새거나, 밀린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해도 밤새도록 하지는 않았다. 그 덕에 비교적 건강과 정서를 유지하면서 학업을 마치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오히려 수면 때문에 힘들었던 적은 비교적 최근이다. 네가 갓난아기였을 때는 두 시간마다 한 번씩 깨서 수유하는 엄마를 돕느라 함께 잠을 못 이룬 적이 많았다. 그 뒤로도 야경증에 시달리는 너를 달래느라 새벽에 깨는 습관이 생겼다. 몇 년이 지나도 이 습관이 바뀌지 않아 고생을 좀 했다. 수십 년간 지켜왔던 수면 패턴이 깨지자 잠이 부족했을 때 몸과 마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생생히 경험할 수 있었다. 아빠에게 수면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 사람이 바로 너다.

다시 말하지만, 항상 일관된 패턴으로 충분히 자는 것은 건강한 삶을 위해서뿐 아니라 뇌의 발달에도 매우 중요하다. 어릴 때부터 가급적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길 바란다. 하루 여덟 시간 이상은 꼭 자고, 필요하면 낮잠으로 보충해도 좋다. 잠들기 전에는 야식을 먹거나 자극적인 영상으로 수면의 질을 방해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길 바란다. 잠을 잘 자는 것은 가장 원시적인 본능인데, 현대인들은 이것조차 매우 힘들어한다. 기억해라. 잠만 잘 자도 충분히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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