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마지막으로 남길 단 하나의 습관

만일 아빠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해 네가 단 한 가지 삶의 지혜를 빠르게 알려달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책 읽는 습관이라고 할 것이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은 불변의 진리다. 책은 시공간의 제약이 있는 인간의 생각과 경험을 무한히 확장시켜 주는 가장 좋은 매체다.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고, 세계와 우주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지혜로운 삶을 위해서는 세상을 이해하고 나를 이해해야 한다. 나와 세상을 이해하는 데 책만큼 좋은 매체는 없다.
나도 어릴 때는 책을 가까이하지 못했다. 그저 학교 공부만 따라갔을 뿐, 책 읽는 습관이 없었다. 그러다 청년이 되고 세상을 알아갈수록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하게 되었다. 특히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독서야말로 삶을 지탱해 주는 가장 소중한 습관임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책은 공부만 하던 아빠가 힘들 때마다 숨어들었던 공간이자, 삶이 무너질 때마다 붙잡아 준 시간이었다. 이제는 책의 중요성을 책으로 남기는 수준에 이르렀으니, 당연히 강조할 수밖에 없다.
물론 여건이 되면 여행을 하거나 직접 체험하는 것이 더 좋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 시절의 체험은 책보다 오랫동안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하지만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할 수는 없다. 여건이 되더라도 과거와 미래는 경험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책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가장 가성비 좋은 도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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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고 하면 막연히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직장인은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학생 때는 입시 공부하느라, 직장인이 되면 일하느라 바쁘다는 이유로 책은 뒷전인 사람이 많다. 중요성은 알지만 실천을 못하는 것이다. 시간이 있어도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이유는 집중하기 어렵고 책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유튜브나 온라인 강의처럼 영상으로 학습하는 것이 대세다. 기술 발전 덕분이다. 스마트폰이라는 손안의 인프라가 생겼고,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이 생겼으며, 그 안에 각종 영상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영상은 책보다 빠르고 쉽게 접할 수 있고, 특별한 집중이 필요 없으며,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만 꺼내면 되므로 접근성이 높다. 그래서 사람들은 ‘굳이 책으로 힘들게 배워야 하나, 필요한 부분만 영상으로 배우면 되지’ 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어차피 같은 내용이면 매체가 달라도 결과는 똑같은 것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내용이라도 책으로 학습하고 배우는 것은 차원이 다른 생각의 밀도를 낳는다. 텍스트를 따라가고, 텍스트와 텍스트 사이의 맥락(Context)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사고력이 커지고,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해진다. 같은 내용을 영상으로 보는 것은 나의 해석이 개입되기 어려운 수동적인 행위인 반면, 책은 독자가 원하는 템포로 원하는 학습이 가능한 능동적인 행위다. 아무리 내용이 같아도 매체에 따라서 수동적인 시청자가 되느냐 능동적인 사색가가 되느냐가 결정되는 것이다.

뇌과학적으로도 설명된다. 도파민이 터지는 자극적인 영상이 즉각적인 만족이라면, 책은 지연된 보상에 가깝다. 책을 읽으면 영상을 볼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뇌가 작동한다. 인간은 지연된 보상을 더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도록 진화해 왔다. 휘발성이 강한 영상을 소비하는 것보다 오랫동안 생각을 붙잡아 두는 책이 인간을 성장시키는 것은 분명하다.
복잡한 이론을 모르더라도 직접 비교해 보면 안다. 유튜브 영상을 볼 때와 한 권의 책을 집중해서 읽을 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관찰하고 비교해 보면 전혀 다른 종류의 만족감이 깃드는 것을 알게 된다. 같은 내용이지만 매체만 다른 것이 아니다. 매체의 차이가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완전히 다르게 만든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쇼츠 100개보다 책 한 권이 낫다. 쇼츠의 숏(Short)한 도파민보다, 텍스트의 딥(Deep)한 보상이 사람을 크게 성장시킨다.
사랑하는 아들아. 결국 사람은 읽은 만큼 살아간다. 사람이 배우고 성장하는 데 책만큼 좋은 매체는 없다. 아빠가 삶이 무너질 때마다 책을 통해 일어섰던 것처럼, 때로 한 권의 책은 한 사람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인생을 바꾸는 것은 언제나 책이라는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 영상의 시대에도 책은 여전히 살아남을 것이며, 고유한 가치 때문에 오히려 더 빛을 볼 가능성이 있다. ‘텍스트 힙(Text Hip)’이 그것이다. 모두가 영상을 볼 때 오래된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역발상의 지혜를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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