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배우자도 상속받나? 전문가의 조언
오랜 기간 함께 생활하며 사실상 부부로 살아왔지만 혼인신고를 안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변 사람도 부부로 인정하고, 경제적으로도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사람이 사망한다면 남은 배우자는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사실혼 배우자는 민법상 법정상속인이 아닙니다. 혼인신고가 그만큼 중요합니다. 함께 살아온 기간이 아무리 길고 부부와 다름없이 살았더라도 법률상 배우자에게 인정되는 상속권은 생기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사실혼 배우자는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것일까요? 사실혼 관계에서 발생하는 상속 문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사실혼 배우자는 법정상속인이 될 수 없다
민법 1003조는 배우자의 상속순위를 규정합니다. 법률상 배우자는 직계비속이나 직계존속이 있는 경우라면 공동상속인, 모두 없는 경우에는 단독상속인이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배우자는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배우자를 의미합니다. 사실혼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법정상속인이 될 수 없습니다.
10년, 20년 함께 살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를 함께 양육하고 경제적으로 공동생활을 유지했다는 사정만으로 상속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혼 관계에서는 혼인신고 여부가 상속에서 매우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이 점에서 재산분할청구권과는 다릅니다.
사실혼 배우자에게도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될까?
사실혼 관계가 사망이 아니라 쌍방 합의나 일방 의사로 해소되는 경우라면 다릅니다. 이때는 재산분할청구가 가능합니다. 사실혼도 실질적인 부부공동생활을 바탕으로 형성된 관계이므로, 혼인관계에 준하여 재산분할 법리를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실혼 배우자 자체는 인정되어야 합니다. 그냥 이따금씩 같이 살았다는 정도로는 안 됩니다. 법률상 보호가치가 있는 수준에 이르러야 합니다. 동거 기간, 소비 형태, 자산 형성, 다른 가족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물론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법률상 배우자 준하는 정도의 자료가 있다면, 사실혼 배우자로 보호 받습니다.

상속인이 없다면 사실혼 배우자가 재산을 받을 수 있을까?
상속에서도 한 가지 예외적인 제도가 있기는 합니다. 민법 제1057조의2는 상속인이 없는 경우 특별연고자가 가정법원에 상속재산의 분여를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피상속인과 같이 살고 있었거나, 피상속인을 요양·간호하는 등 특별한 연고가 있는 사람은 상속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분여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혼 배우자는 이러한 특별연고자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법정상속인이 존재하면 이 제도를 통해 상속재산을 분여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정상속인이 우선입니다. 없을 때만 가능합니다.
사실혼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상속재산을 청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특별연고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겁니다. 실무에서 흔치는 않지만,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혼 배우자가 살던 주택의 임차권은 어떻게 될까?
상속과 별개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사실혼 배우자를 보호하는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상속보다 주거의 안정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는 임차인이 사망한 경우 사실혼 배우자가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할 수 있게 규정합니다.
임차인에게 상속인이 없는 경우, 사망 당시 임차인과 가정공동생활을 하고 있던 사실혼 배우자가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합니다. 또한 상속인이 있더라도 사망 당시 임차인과 가정공동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즉, 별거하고 있었다면), 사실혼 배우자와 친족이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를 공동으로 승계할 수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실무에서 분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사실혼 배우자에게 상속권을 인정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상속권이 없지만 주거 안정이라는 별도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규정된 이유입니다. 임차인 보호를 위해서입니다.

사실혼 배우자의 권리를 보호하려면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 문제는 사후에 해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생전에 유언을 작성하는 것입니다. 유언을 통해 사실혼 배우자에게 재산을 유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정상속인의 유류분 등 다른 것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공동으로 취득한 부동산이면 실제 자금 부담과 소유관계를 명확히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하다면 공동명의 등기를 통해 권리관계를 분명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실혼 관계는 가족관계등록부에 공시되지 않습니다. 법적 분쟁이 발생하면 혼인 의사와 실질적인 공동생활을 입증하는 문제도 중요합니다. 결국 입증 문제로 귀결됩니다.
사실혼을 유지하는 이유는 다양할 것입니다. 가족 문제일 수도 있고, 주택 청약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유야 어떻든, 사실혼은 주장만으로 법률상 배우자와 동일한 권리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사실혼 중이라면, 사망이나 분쟁에 대비하여 법적 권리를 미리해 세워둘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가 생긴 뒤 해결책을 찾는 게 아니라, 미리미리 자신의 권리를 보호할 방법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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